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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emorandum/책을 읽다

[하워드의 선물] 멈추고, 인생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시작하라

만일 우리가 두 번 살 수 있다면, 한번 맞춰본 퍼즐 조각을 다시 맞출 때처럼

어떤 갈등이나 망설임도 없이 손쉽게 선택해 가며 살 수 있을 거야.

정말 멋지지 않나? '인생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하기'는 그와 비슷한 효력을 지니고 있어.

끝을 알고 있는 자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 수 있을 테니까.


다만 이제는 목적과 수단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는 얘기야.

조지는 경제적 안정이야말로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그건 수단일 뿐이지. - p55


두 번째 장에서는 '조지'라는 사람이 나온다. 그는 편안하고 소박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지만 가난하게 자란 탓에 돈을 벌겠다는 집념이 꽤 강한 편이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절대적인 안전 상태'에 도달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나는 조지와 같다. 부족함 없이 자라긴 했지만, 스무 살 이후로 쭉 집안에 손 벌리지 않았고, 앞으로도 집안에 손 벌릴 일은 없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현재 경제적으로 절대적인 안전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나의 목표인 셈이다.


조지는 이미 그런 상태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는 에너지를 어디에 쏟아야 할지 방황하고 있었다.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던 문제다. 우선 돈을 벌자고 생각했지만 내가 충분하다 생각할 만큼의 돈을 번다면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 이것은 지인에게 재무상담을 받을 때 들었던 질문과 비슷한 맥락이다. '돈을 버는 목적이 뭐야?' 나는 목적이 없었다. 그래서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갖고 있다.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넓고 깊게 생각해야 하는 시간.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 같다.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엄청난 속도로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다. 문제는 일과 삶이 계속 변하고 있는데도 전략을 바꾸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은 점점 변하는데 자기 관점을 절대 바꾸지 않는다.  '내가 작년에 원했던 그것을 오늘도 정말 원하고 있는가?', '5년 전에 이 직업을 택한 이유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단순한 질문조차 하지 않는다. 나는 급변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들, 그 기술들로 인해 현재 사용하는 기술들이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릴 때도 있어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나는 과연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하워드의 선물』 뿐만 아니라 최근 읽은 자기계발 서적들에서 나오는 단골 질문이 나를 사로잡았다.


도대체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리고 이 책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삶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그리고 반드시 남기고 싶은 자기만의 유산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방법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들여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 세계적인 호텔의 회장이었던 사람은 묘비에 '그는 이 세상과 친구였다' 라고 적히길 소망했고, 빌 게이츠는 '개인용 컴퓨터 업계에 혁명을 일으킨 사람보다는 아프리카의 질병을 감소시키는 데 작은 역할이나마 했던 사람으로 먼저 기억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즉, 미래의 삶과 경로에 대한 그림을 시간을 들여 그렸던 사람들은 직업적, 경제적 성공은 하나의 요소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삶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완성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