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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emorandum/책을 읽다

[하워드의 선물] 당신을 위해 구덩이로 뛰어들 사람은 누구인가

자네가 깊은 구덩이에 갇혀 있을 때 어떻게 꺼낼지를 놓고

토론하는 사람은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다는 얘기야.

정말 필요한 사람은 구덩이 안으로 뛰어들어

'나도 여기 빠져본 적이 있어요. 우리 함께 나갈 길을 찾아봅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지.


인간관계에 있어 정말 중요한 가치는 교류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아니거든.

극소수일지라도 진정한 친구와 조언자들이야말로 황금보다 더 소중하니까. - p261


『하워드의 선물』의 마지막 단원은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이었다. SNS의 발전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사회는 인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비즈니스 차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인맥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과연 그 인맥이 나를 진정으로 생각해주는가는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어떤 그룹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트워크(Network)'가 있다. 그리고 개인 간의 정서적인 연결이나 관련을 뜻하는 '관계(Relationship)'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네트워킹(Networking)'과 '관계 구축(Relationship building')이라는 용어에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순한 정보 교류나 인간미가 없다면 혹은 기껏해야 약간의 친분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네트워크 차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필생의 일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삶의 기폭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관계를 원한다면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것은 연줄이나 네트워킹, 온라인 상의 관계로는 얻기 힘든 깊이와 가치를 지닌다.


예전에 일상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카카오 오픈 톡방에 들어갔던 적이 있었다. 두 달 동안 웃고 떠들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도 했었고, 동갑내기였던 한 사람과 따로 만나서 식사하고 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 중 한 사람도 내 주변에 남아있지 않다. 그 오픈 톡방을 나감과 동시에 웃고 떠들었던 시간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결국 친분이 있었던 거지, 친구는 아니었다.


진정한 관계라는 것은, 누군가 깊은 구덩이에서 출구를 찾고 있을 때 언제든 자연스럽게 삽을 들고 깊은 구덩이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마지막 문단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당신의 주소록이나 페이스북의 친구들 가운데,

당신을 위해 깊은 구덩이에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이며, 몇 명이나 되는가?"


누구나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는 친구를 원한다. 하지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먼저 대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나는 친구에게 그런 사람인지 자신을 먼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