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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emorandum/개발자 패스

[웹 퍼블리셔 성장기 2편] 웹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학원으로

웹 퍼블리셔에 대한 내용을 쓰겠다면서 갑자기 웹 디자이너라니? 나는 원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 영상이나 포스터, 현수막 같은 것들을 만들 때 제법 재미를 느꼈고 완성되었을 때 그 뿌듯함과 사람들의 '잘 만들었다!'라는 칭찬이 나를 기분 좋게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분야는 내게 생소했다. 그나마 내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건 웹 디자이너였다. 그래서 'UX/UI 기반 웹디자인 실무'라는 교육 과정을 수료하기로 결정했고 곧바로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의 교육 과정은 4개월 동안의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처음 두 달 동안 일러스트와 포토샵을 다룰 수 있도록 툴의 기본기와 패키지 디자인, 웹 디자인에 대해 가르쳐주었고, 한 달 동안 HTML, CSS, 자바스크립트와 jQuery(제이쿼리)를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달은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두 달 동안의 디자인 수업, 자신감은 얻었지만...


당시 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퇴사하고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선택했던 터라 꼭 웹 디자이너로 취업에 성공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던 만큼 정말 열심히 배웠다. 교육 과정은 나름대로 신선했다. 첫 한 달 동안 기본기를 빠르게 가르쳐주고, 그 후 한 달 동안 팀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팀을 구성하고 나서 과제가 주어졌는데, '기업의 브랜드를 만든다고 가정하고 여기에 필요한 모든 것을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병원을 설립한다'는 가정을 세우고 필요한 것들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병원의 로고, 배너, 의사 및 간호사 유니폼 등 '패키지 디자인'에 몰두했고, 생각보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디자이너로서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겼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웹 디자인에 대한 수업이 시작됐는데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일러스트와 포토샵을 쓰던 사람들이 드림위버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코딩'을 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웹 디자이너가 코딩을 하는지 몰랐었고, 디자인된 파일을 웹 페이지에 구현해주는 직군이 있다는 걸 이때 처음 알았다!


디자인 수업을 들을 때만큼 재밌진 않았지만, 코딩을 하면서 웹 페이지에 화면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디자이너로 재능이 없다는 걸 조금씩 깨닫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코딩도 잘 해낼 수 있는 인재가 되야겠다고 결심했다.


목표를 웹디자이너에서 웹퍼블리셔로, 그리고 시간을 투자하다.


웹 퍼블리셔가 '디자인과 코딩을 병행하는 곳이 많다'는 말을 듣고 웹 퍼블리셔로 가면 어떻게든 길은 열리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노력해서 다른 사람들을 따라잡아야 했기에 웹 퍼블리셔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기 시작할 때쯤부터 해서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때까지, 총 두 달 동안 미친 듯이 공부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오전 9시부터 6시까지는 학원에서, 집에 돌아와서 저녁 먹고 난 이후 저녁 8시부터 밤 혹은 새벽까지 작업했다. 하루 하루 내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는 것을 본 사람들은 '재능 있네!', '굉장히 손이 빠르네'라면서 부러워 했다.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웹 퍼블리셔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손이 빠른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오직 '학원에서만' 작업을 했기에 나와 그런 차이가 난 것뿐이었다. 즉, 나는 단순히 덜 자고 더 많은 시간을 작업에 투자했을 뿐이다.


웹 퍼블리셔로 진로를 결정하고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이다.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아기가 걷기 위해 수백 번 넘어지는 것을 반복하듯, 운동선수가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기본기를 연습하듯이 향상하고자 한다면 시간을 투자하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


2016년 2월에 학원 교육 과정이 끝났고, 그로부터 한 달 뒤 첫 회사에 취업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기까지 공부했던 방법


1. 포트폴리오 레퍼런스 수집

디자인은 모방에서 시작된다라는 말이 있듯, 디자인 감각이 없다는 걸 깨달은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포트폴리오를 디자인하면 망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정말 많이 찾아보았다.


2. 레퍼런스 분석

그리고 그 포트폴리오들을 분석했다. 포트폴리오에 담긴 콘텐츠들이 왜 이렇게 디자인이 되었고, 어떤 기능이 있는지 설명한 글들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읽어 보았다. 그리고 내가 만든 콘텐츠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인지 '이유'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


3. 관련 분야 전문 서적 읽기

웹 디자인이나 웹 퍼블리싱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 서적을 많이 읽었던 것 같다. 기본적인 내용도 모르면 왜 헤매는지조차 모른다.


4. 많이 만들어 보기

1~3번을 모두 만드는 데 적용해보아야 한다. 좋은 레퍼런스를 많이 갖고 있어도, 그것을 구현해낼 수 없다면 자기 실력이 되지 않는다. 많이 실패해보고, 짜증도 나보고, 멘탈도 많이 터져봐야 얻을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