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 memorandum/개발자 패스

[웹 퍼블리셔 성장기 4편] 웹퍼블리셔로 홀로서기까지

첫 번째 회사를 나온 후 내겐 사수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그래서 다음 회사는 '사수가 있는 회사'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개발 팀장과 디자이너가 있는 회사로 입사하게 되었다.


이때 정말 기본적인 웹 퍼블리셔의 업무를 배울 수 있었다. 디자이너가 웹 페이지를 디자인하여 넘겨주면, 그것을 받아서 코딩을 해서 개발 팀에 넘겼다. 일이 막힐 때마다 스스로 고민해서 해결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고민은 사수였던 개발 팀장님과 함께 해결했다.


사수가 있는 회사로 가야 삽질을 줄일 수 있다.


이때 경험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신입 사원에게 사수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스스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알고, 잘 안 풀리는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어느정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신입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문제가 생기면 돌파구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물론 모든 문제는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의미가 있는 법이다. 그러나 대개 회사에서 고민할 시간은 많지 않다. 그리고 해결책을 찾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임시방편이 될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사수가 길잡이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3년 차를 맞이하는 지금도 여전히 회사에 사수가 있다. 하지만 이전처럼 많이 물어보진 않는다. 나름대로 경험과 연차도 쌓였고, 문제를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데,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동일 직군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연차만 쌓인'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연차가 쌓이는 만큼 동일한 문제에 대해 해결 방법과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 법인데, 늘 같은 문제에서 막히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신입 때는 무엇이든 물어봐도 되고, 다른 사람에게 모르는 것을 배울 수 있는 특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로 인해 혼나거나 욕을 먹더라도 배우는 것을 멈추면 안 된다. 단,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면 그걸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똑같은 질문을 계속하게 된다. 그리고 사수로부터 지식을 전수받았다면 반드시 감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문제에 대해 스스로 고민할 시간은 필요하다.


사수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면, 스스로 다른 해결 방법은 없는지, 아니면 이 문제는 무엇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더 고민해야 한다. 업무 시간에 고민할 시간이 충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결국 업무 외 시간에 얼마나 더 자신의 발전에 시간을 투자하느냐가 연차만 쌓인 웹 퍼블리셔와 연차가 쌓이면서 능력을 갖추는 웹 퍼블리셔로 나뉘게 된다.


나는 야근을 싫어한다. 하지만 가끔 야근할 때가 있는데, 그것은 내 실력 부족으로 인해 업무가 진행이 더딜 때 또는 문제에 대한 답이 조금은 보일 때였다. 내가 사수에게 질문을 할 때 기준이 있는데, 내가 고민해서 나오는 답인가 아닌가다.


어떻게 해볼 수 있겠다 싶은 거라면 충분히 시간을 들이고 고민을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리한 내용을 가지고 사수에게 물어본다. 즉, 시간만 있으면 해결이 가능할 경우엔 야근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가끔 주말에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때가 있다. (주말은 극히 드물다!)


일정은 모든 것에 우선한다.


회사에서 신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수를 하는 것은 감안한다. 다만 용납받기 어려운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일정이다. 회사에서 정해주는 업무 일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일이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일정에 자꾸 쫓기는가? 그렇다면 선임이나 사수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져야 한다.


절박함을 보이라는 거다. 내가 웹 퍼블리셔로 돈을 받고 일한다는 건, 경력이야 어떻든 '프로'다. 서투르고 어설퍼도 '결과'를 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프로 선수로 데뷔한 신인이 있다. 그가 신인이라는 이유로 맘 놓고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빛을 보지 못하고 소리 소문 없이 은퇴할 것이다. 잔인한 이야기지만, 이것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직장인에게도 해당되는 법칙이다.


취업은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웹 퍼블리셔에서 프로젝트를 리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서기까지 지켰던 철칙 두 가지에 대해 풀어보았는데, 요약하면 이것이다.


1. 문제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2. 일정을 지켜라.


특히 취업과 동시에 해이해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면 안된다. 웹 퍼블리셔로 일한다는 것은 IT 업계에 발을 들이는 것과 같은데, IT 업계는 어느 분야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단지 웹 퍼블리셔가 유망한 직종, 또는 진입 장벽이 낮은 직군이라고 해서 그것만 보고 발을 들여놓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무엇보다 진입 장벽은 낮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