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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emorandum/마음 다잡기

즐기는 사람을 이길 자 없다? 다 뻥입니다.

즐기는 거에 방법의 차이는 있겠지만,
즐겨서 뭘 이루어 낼 수 있는 건 저는 단연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농구를 매우 좋아한다. 처음 입문 자체는 미국 프로농구 NBA로 시작했지만 점차 국내 프로농구에도 눈을 돌렸고, KBL도 자주 본다. 그렇게 응원하는 팀도 생기고, 좋아하는 선수들도 생겼다. 시즌이 시작되면 고된 훈련과 경기를 뛰며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을 보고 있노라면, 필자에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삶의 원동력을 준다.

 

그 중에서 최근 굉장한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서장훈이다. 선수 시절 서장훈은 굉장히 뛰어난 선수였지만, 그 당시에 서장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응원하는 팀 소속의 선수도 아니었을 뿐더러, 코트 위에서 경기 내내 짜증과 욕설을 내뱉던 그런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퇴 후 방송에서 그의 선수 시절 회고와 마인드에 대해 듣다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함과 동시에 마인드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중에서 나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던 강연문화콘텐츠 기업 마이크임팩트에서 주최한 '청춘페스티벌'에서 서장훈의 강연을 일부 소개한다.

 

요즘 기성세대들이 흔히 '즐거운 일, 좋아하는 일을 쫓아라, 그게 청춘이다' 라고 하지만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무책임하게 여러분들을 응원한다, 여러분들의 청춘을 응원한다. 무슨 뭐, 아프니까 어쩌고 이런... 다 뻥입니다.

기성세대가 여러분들에게 그냥 점수 따고 좋은 얘기하려고 하고 싶은거 즐기면 다 된다는 말. 믿지 마세요.
즐겨서 절대 안됩니다. 즐겨서 되는 거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본인의 일을 어떤 식으로 즐겨.
즐기는 거에 방법의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즐겨서 뭘 이루어 낼 수 있는 건, 저는 단연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냉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노력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못 따라간다? 완전 뻥입니다.
방송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을 보고 어떻게 저렇게 무책임하게 말할 수 있을까?
자기가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어떻게 저런 무책임한 얘기를 하지?

저는 그럴 때마다 분노합니다.
물론 개인 간에 차이는 있습니다. 나는 그냥 즐겁고 돈이 많이 없어도 되고,
나는 내 가족이랑 즐겁게 살래 하는 분들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그래도 내 꿈을 어느정도 이뤄보겠다 하시는 분들에겐
즐기라는 말은 진짜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입니다. 즐겨서 되는 거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자기 자신에게 냉정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30대를 정말 치열하게 설날, 추석, 크리스마스도 없이 늘 코트에서 뛰어다녔습니다.
우승을 해도 절대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늘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20년을 넘게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제가 우리나라에서 '득점을 제일 많이 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들은 여건이 너무 좋지 않은 사회에서 살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황, 높은 물가와 오르지 않는 월급, 그리고 점점 포기하게 되는 내 집 마련의 꿈 등... 아무리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다. 그래서 정권을 탓하고, 사회를 탓한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도와줄 수도 없다. 사회가, 친구가, 가족이 도와 줄 수 없다. 스스로의 성공을 위해서는 더욱 치열하고 냉정해져야 한다. 서장훈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자신에게 냉정해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서장훈이 은퇴식에서 했던 말이 있다. 앞으로 평생 후회하면서 살 것 같다고. 예전에 내가 조금 더 몸 관리를 잘하고, 조금 더 노력하고, 술을 조금 덜 먹고 했다면 (자신의 커리어 통산 득점) 13,231점이 아니라 20,000점도 했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후회가 너무 밀려온다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은퇴할 때, 자신이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음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고 마무리를 짓는 편인데 국내 선수 중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지금도 넘보지 못하는 영역에 있는 그가 은퇴하면서 한 말이다.

 

하워드의 선물이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한 하워드 교수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삶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그리고 반드시 남기고 싶은 자기만의 유산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사회 활동이 가능한 나이가 지나고, 남은 여생을 정리하며 삶을 되돌아 볼 때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는 깊이 생각할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