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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basketball/풋내기슛

[03 Draft] 21세기의 아이콘, 'King' 르브론 제임스

LeBron Raymone James

르브론 레이먼 제임스

생년월일

1984년 12월 30일 / 오하이오 애크런 태생

출신학교

세인트 빈센트-세인트 메리 고교

신장

203cm

체중

113kg

포지션

스몰 포워드 (SF)

드래프트

2003 NBA Draft 1라운드 1순위

소속 팀

2003 ~ 2010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2010 ~ 2014 마이애미 히트

2014 ~ 2018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2018 ~ 현재 LA 레이커스 

등 번호

No.23 (클리블랜드, LA 레이커스), No.6 (마이애미)

주요 수상 내역

NBA 파이널 우승 3회 (2012, 2013, 2016)

NBA 파이널 MVP 3회 (2012, 2013, 2016)
NBA 정규리그 MVP 4회 (2009, 2010, 2012, 2013)
NBA All-Star MVP 3회 (2006, 2008, 2018)
NBA 올스타 15회 (2005-2019)
All-NBA 퍼스트 팀 12회 (2006, 2008-2018)
All-NBA 세컨드 팀 2회 (2005, 2007)
All-NBA 써드 팀 1회 (2019)
NBA All-Defensive 퍼스트 팀 5회 (2009-2013)
NBA All-Defensive 세컨드 팀 (2014)
NBA 올 해의 신인 선수상 (2004)
NBA All-Rookie 퍼스트 팀 (2004)
Naismith Prep Player of the Year (2003)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4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


Intro. NBA의 왕, 르브론 제임스

03 Draft 시리즈 마지막 주자, 르브론 제임스. 2003년 NBA 드래프트 1순위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지명되며 NBA 무대에 입성한다. NBA에 입성하기 전부터 'The Chosen One (선택받은 자)'로 불리며 수많은 대기업들이 그에게 목메게 만들었고, 2003년 드래프트에서는 NCAA 우승의 주역 카멜로 앤서니, 마케트 대학 돌풍을 이끈 드웨인 웨이드 등 이름을 대면 알 법한 재능들이 모두 르브론 제임스에 의해 가려졌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한 마디로 정의하면 '만능'. 득점을 올리기로 마음 먹으면 슛을, 어시스트를 원하면 패스를 했다. 탄탄한 체격과 압도적인 운동능력은 그가 원하는 플레이를 실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NBA 역대 선수 중 가장 타고난 피지컬을 자랑한다. 물론 르브론보다 스피드가 빠르고, 그보다 힘이 강하거나, 점프력이 높은 선수들은 있었지만 거대한 체구를 가지고 있으면서 빠르고 강하며, 높이 뛰는 선수는 없었다. 스태미너도 강하고 부상도 잘 당하지 않아 오죽하면 '금강불괴'로 불렸을까. 만화 슬램덩크로 치면 북산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를 가진 송태섭을 제치고, 가장 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채치수를 힘으로 눌러버린 해남의 이정환이 르브론 제임스와 닮았다. 돌파 후 슈터에게 킥아웃 패스를 빼주는 모습까지 판박이다(애늙은이로 취급받는 것도 똑같다).

 

가드를 속도로 제치고 센터를 힘으로 눌러버리는 이정환.

 

강력한 피지컬과 스피드를 기반으로 한 돌파 득점, 혹은 킥아웃 패스는 르브론의 전매특허. 퍼스트 스텝을 안정적으로 밟기만 하면 그의 돌파는 막을 수 없는 수준이었고, 수비수와 공중에서 충돌하더라도 극강의 바디 컨트롤 능력으로 끝까지 득점을 만들어낸다. 2~4명의 수비수가 달라붙어 마무리가 여의치 않으면 외곽에서 대기하고 있는 슈터들에게 오픈 찬스를 만들어준다. 이 단순하고도 위력적인 패턴으로 효율적인 공격을 만들어냈다.

 

심지어 신인 시절부터 그의 패스 능력은 정평이 나있었는데, 선수들 개개인의 습관과 선호하는 위치까지 파악해 패스를 뿌리는 것을 보면 단순하게 피지컬을 앞세운 농구만 추구하지 않는다. 특히 동료들을 살리는 킬 패스나 경기 운영에선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애미 시절 이후에는 수비력까지 갖추며 진정한 공수겸장으로 거듭난다. 르브론 같은 거구의 포워드들은 스피드가 훨씬 빠른 가드들과 미스 매치를 벌이는 경우가 많은 편인데 르브론은 빠른 발로 가드들의 돌파를 막아내고 설령 놓치더라도 뒤에서 날아올라 슛을 쳐내는 '체이스다운 블락'에 능해 가드들의 악몽으로 자리 잡는다. 또한 동 포지션인 포워드는 물론, 센터까지도 마크할 수 있어 그야말로 게임에서나 볼 법한 능력을 자랑한다.

 

17년 차에 돌입한 현재, 35세의 나이로 기량이 하락할 법도 하지만 리그 전체 어시스트 1위를 달리며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극적으로 복귀에 성공한 카멜로 앤서니를 제외하면 NBA에서 활약하고 있는 2003년도 드래프트 출신 선수는 르브론이 유일하다. 리그 최초로 통산 누적 기록 30000득점-9000리바운드-9000어시스트 영역에 진입했으며, 전대미문의 영역인 40000득점-10000리바운드-10000어시스트를 노리고 있다.


Chapter 01. 무명의 고교를 우승으로 이끈 무서운 아이

늘 영광의 길만 걸어온 것 같았던 르브론 제임스의 어린 시절은, 그저 가난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며 8살이 되기 전에 이사를 12번이나 다니며 어려운 생활을 해야 했다. 르브론이 초등학생 때 르브론 모자를 딱하게 여긴 프랭크 워커는 생활 기반을 마련할 때까지 르브론을 맡아 돌봐주기로 한다. 학교를 가야하는 이유를 몰랐던 르브론은 개근상까지 타며 모범생이 되었고, 르브론이 농구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안 워커는 그에게 본격적으로 농구를 배우게 한다.

 

여기서 그는 시언 코튼, 드루 조이스, 윌리 맥기를 만나며 농구 인생의 첫 장을 열게 된다. 함께 팀을 이뤄 미국 아마추어 경기연맹 토너먼트에서 챔피언십을 획득했고, 매 경기마다 팀 내 최고 득점자는 르브론 제임스였다. 그가 고등학교를 진학할 무렵, 당연히 유명세를 떨치던 르브론 제임스를 명문 고교들이 탐냈지만 그는 자신의 친구들과 농구를 계속하기 위해 완전히 무명이었던 세인트 빈센트-세인트 메리 고등학교로 함께 입학한다.

 

이 때부터 르브론은 무서운 신입생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이미 고교 레벨에서 초월한 기량을 보유한 르브론에 의해 세인트 빈센트-세인트 메리 고교는 27승 무패로 챔피언을 따낸다. 고작 17세에 불과했던 그가 시골의 작은 학교를 우리도 잘 아는 유명한 학교로 탈바꿈 시켜버렸다.

 

'The Chosen One' 르브론 제임스

친구들과 함께하기 위해 농구 명문 고교를 마다하고 무명 고교에 입학해 그 팀을 전국 최강으로 만든 만화같은 이야기에 언론의 주목도는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었으며, 어지간한 프로 선수의 관심도 받기 시작했다. 마이클 조던이나 코비 브라이언트도 르브론에 대해 코멘트를 할 정도였으며, 오크힐 아카데미와 치른 경기는 일개 고교 시합이 ESPN에 의해 전국으로 중계된다.

 

이처럼 화려한 고교 생활을 보낸 르브론은 친구들이 대학에 진학을 결정하지만, 그는 더 이상 어머니를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 2003년 NBA 신인 드래프트 참여를 결정한다.


Chapter 02. 클리블랜드를 꼴찌에서 우승 후보로 만들다.

르브론 제임스가 드래프트에 참여할 것을 감지한 NBA 하위권 팀들은 유례없는 탱킹 레이스를 펼쳤고, 치열한 꼴찌 경쟁을 하던 클리블랜드와 덴버는 르브론을 데려오기 위해 안간 힘을 쏟아부었다. 심지어 덴버는 르브론을 지명하기도 전에 르브론의 유니폼을 만드는 열의를 보였으나, 최종 승자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였다.

 

파우더를 공중에 흩뿌리는 세레모니를 하는 르브론 제임스.

클리블랜드는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고향 출신의 슈퍼 루키 르브론 제임스를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하는 데 성공하면서 그날 밤 홈구장에서는 르브론 제임스의 데뷔를 축하하는 파티가 열렸다. 역사상 그 어떤 신인에게도 베풀어지지 않았던 후한 대접이었다.

 

팀은 르브론의, 르브론에 의한, 르브론을 위한 팀으로 탈바꿈하며 그를 애지중지 했다.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탐탁치 않아했던 리키 데이비스를 보스턴으로 트레이드시켜 버리기도 했다. 경기 전 파우더를 손에 바르고 공중에 흩뿌리는 세레모니는 그의 상징이 되었고, 클리블랜드 팬들도 그런 퍼포먼스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르브론 역시 이런 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오스카 로버트슨-마이클 조던 이후 처음으로 신인 시즌에 25득점-5리바운드-5어시스트를 달성하며 신인왕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데뷔 시즌을 보낸다. 여기에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며 불과 1년동안 전혀 다른 선수로 성장한다.

 

한편 클리블랜드는 2004-2005 오프 시즌 때 팀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던 카를로스 부저의 만행으로 인해 팀 코어를 순식간에 잃어버리고 만다. 2라운드 35순위로 클리블랜드에 지명되어 단신 빅맨의 한계를 극복하고 상당한 기량을 보여주던 부저는 클리블랜드가 연장 계약을 위해 기존 남아있던 계약을 해지했는데, 부저는 그 틈을 타 유타 재즈와 계약을 체결해버리며 클리블랜드의 뒤통수를 치고 만다.

 

그렇게 어수선한 2년 차를 맞이한 르브론 제임스는 그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리그 최정상급으로 향상된 돌파 능력과 정확해진 3점슛, 그리고 야투 성공률을 무려 5%나 증가시키며 팀을 진두지휘한다. 부저의 이탈 후 제대로 된 전력 보강도 하지 못했던 클리블랜드였지만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웃은 르브론의 활약에 힘입어 42승 40패로 시즌을 마무리 한다.

 

클리블랜드는 상업적 규모가 작았고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대도시에 비해 선수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하여 원활한 전력 보강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2005-2006 시즌, 리그 3년 차를 맞이한 르브론 제임스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올라서게 된다. 평균 득점 31.4점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스코어러로 거듭나며 동부 컨퍼런스의 지배자가 될 준비를 끝마친다.


Chapter 02-1. 계속되는 우승 도전, 그러나 한계가 뚜렷한 클리블랜드

2006-2007 시즌에는 당시 막강한 수비력을 앞세워 맹위를 떨치던 '배드 보이즈 2기'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만나게 된다. 그러나 르브론은 경이로운 활약으로 속된 말로 디트로이트의 수비를 찢어버렸고, 팀을 파이널 무대로 인도하게 된다. 이 퍼포먼스를 두고 '르브론 제임스의 디트로이트 침공'으로 회자되고 있다.

 

생애 첫 파이널 무대에 오른 르브론은 기세가 오를 대로 올랐고, 당시 왕조를 이룩한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첫 상대였다. 샌안토니오 3인방 팀 던컨,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가 르브론을 맞이했다. 그리고 시작된 파이널은 르브론에게 혹독한 무대였다. 평균 22득점-7리바운드-6.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준수한 기록을 남겼지만 평균 5.8개의 실책과 야투 성공률 35.5%는 그가 얼마나 힘들었던 파이널을 치렀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클리블랜드와 샌안토니오의 2006-2007 파이널은 4:0으로 끝나며 역사상 가장 일방적인 시리즈로 마무리 됐다. 르브론의 첫 우승을 가로막은 팀 던컨은 우승 후 좌절하고 있는 르브론에게 다가가 '앞으로 너의 시대가 올거야 (내가 은퇴한 후에)'라고 위로를 건네며 훈훈함을 자아낸다. 그리고 그는 몇 년 후, 르브론의 우승 도전을 한 번 더 저지하는 악랄함을 보여준다.

 

르브론 제임스(좌)와 대화를 나누는 팀 던컨(우)

던컨의 말처럼 시즌이 거듭될 수록 기량을 발전시켰던 르브론 제임스였지만, 반대로 팀의 사정은 여전히 녹록치 않았다. 벤 월라스, 딜론테 웨스트 등 여러 선수들을 보강했지만 이미 전성기가 모두 지난 노장 선수들이었기에 르브론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2007-2008 시즌, 고군분투하며 팀을 이끌던 르브론 앞에 동부 컨퍼런스에서도 난적이 나타나고 만다.

 

말년에 우승 반지를 위해 뭉친 형님들. 케빈 가넷(좌)-레이 앨런-폴 피어스(우)

각각 미네소타, 시애틀(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고군분투하던 케빈 가넷과 레이 앨런이 우승 반지를 위해 폴 피어스가 있던 보스턴으로 뭉친 것. 보스턴 Big 3의 탄생이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만난 보스턴과의 대결은 르브론의 원맨쇼로 7차전까지 이어졌지만 맞불을 놓은 폴 피어스의 활약에 의해 결국 패퇴하고 만다.

 

다음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다시 만난 보스턴을 상대로 르브론이 초인적인 활약을 펼치며 무너뜨렸고, 2008-2009 시즌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드와이트 하워드가 이끄는 올랜도 매직과 조우하게 된다. 이 당시 하워드는 르브론과 1:1 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평가받았던 유일한 플레이어였으며, 골밑에선 당할 자가 없을 정도로 막강한 퍼포먼스를 뿜어내고 있었다.

 

골 밑의 지배자였던 '성가대 소년' 드와이트 하워드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것은 1차전이었다. 2쿼터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클리블랜드의 것이었으나, 3쿼터에서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결국 접전 끝에 라샤드 루이스에게 위닝샷을 맞고 1차전을 패했으며, 2차전을 잡아내긴 했지만 홈 코트 어드밴티지를 잃어버리고 만다. 결국 이것이 화근이 되어 올랜도 원정에서 3연패를 당하며 4:1로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물러나게 된다.

 

2009-2010 시즌에 클리블랜드는 샤킬 오닐을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으나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또 다시 만난 보스턴에게 무기력하게 패하며 또 다시 우승 도전에 실패하고 만다.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르브론 제임스는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지며 많은 비판을 받게된다. 그러나 르브론의 부진은, 자신과 달리 탄탄한 전력을 갖춘 보스턴을 보며 많은 생각에 잠겼던게 아니었을지 생각이 든다. 소위 말하는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 1기 시절은 2009-2010 시즌을 기점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Chapter 03. The Decision Show, 사우스비치로 떠난 왕.

 

I'm going to take my talents to South Beach and join the Miami Heat.
나의 재능을 사우스비치에 가져가 마이애미 히트와 함께 할 것이다.

 

2010년 7월 9일, 르브론 제임스는 The Decision Show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행선지를 알린다. 단, 이 사건은 르브론의 커리어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작용한다. 클리블랜드는 당시 자유 계약으로 풀렸던 르브론 제임스를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었고, 언론은 연일 르브론의 행선지를 예측하고 있었다. 다만 당사자인 르브론은 조용했는데, 뜬금없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행선지를 밝혀버린 것.

 

르브론 제임스는 더 디시전 쇼 이전까지 안티 여론이 형성되지 않았던 몇 안되는 슈퍼스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친구와 의리를 지키기 위해 명문 고교를 포기했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불우한 가정 환경을 극복했다는 스토리만으로도 호의적인 여론이 형성되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후 르브론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

 

마이애미에서 자유 계약으로 풀렸던 드웨인 웨이드, 사인 앤 트레이드로 합류한 크리스 보쉬, 마지막으로 합류한 르브론 제임스까지 모두 동일한 연봉을 받았다는 것은 사전 담합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던 일이었다. 이 모습을 두고 찰스 바클리는 "우리는 하다 하다 안되서 은퇴 직전에 뭉쳤다. 그런데 젊은 선수들끼리 뭉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마이애미 3인방을 맹비난했다.

 

클리블랜드의 팬들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잃은 심정이었다. 루키 시즌부터 르브론에 대한 클리블랜드 팬들의 사랑은 매우 각별했다. 그러나 르브론은 그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고 떠나버렸다. 결국 르브론의 유니폼은 불태워지기 시작했고, 클리블랜드 구단주도 르브론에 대한 비난을 서슴치 않으면서 클리블랜드와 르브론의 관계는 그렇게 틀어져버린다.

 

마이애미 Big 3, 크리스 보쉬(좌)-드웨인 웨이드-르브론 제임스(우).

르브론의 기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절친 드웨인 웨이드와 크리스 보쉬와 함께 뭉쳐 진행된 환영식에서 그는 "3년 연속 우승이 아니라 8년 연속도 가능하다"라는 오만방자한 발언을 해버리고 만다. 그런 자신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때 당시 드웨인 웨이드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슈팅가드 포지션에서 투톱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홀로 2006년 파이널에서 우승을 거머쥔 경험도 있었다. 크리스 보쉬는 경기당 20득점-10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하던 엘리트 빅맨이었다. 이제 르브론은 우승을 거머쥐는 것은 물론, 얼마나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비난을 잠재울 것이냐, 아니면 온갖 조롱과 비난을 받을 것이냐가 문제였다.

 

그렇게 리그를 뒤흔들며 마이애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르브론 제임스는 유능한 동료들과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언론과 팬들에게 집중포화를 맞기 시작한다. 시즌 초부터 삐꺽이기 시작한 2010-2011 시즌은 르브론의 전체 커리어에 있어 최악의 시즌, 소위 흑역사 시즌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각 포지션에서 수위를 다투는 선수들이 모인 만큼 시즌 중반 이후 리그를 호령하기 시작한다. 웨이드가 1옵션을 르브론에게 양보하고 그를 보좌하기 시작하면서 톱니바퀴가 맞아들기 시작한 것. 최종 성적 58승 24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르브론은 1라운드에서 필라델피아를 꺾으며 무난하게 2라운드로 올라서게 되는데, 2라운드 상대는 바로 르브론에게 번번히 절망을 안겨줬던 보스턴과 또 다시 조우하게 된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르브론 옆에는 웨이드와 보쉬가 있었다. 주축이었던 보스턴의 Big 3(레이 앨런, 케빈 가넷, 폴 피어스)는 이미 기량 하락세를 그리고 있었던 만큼 보스턴은 르브론과 마이애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진출한 파이널에서 만난 상대는 댈러스 매버릭스. 이상하리만치 르브론이 부진했던 유일한 파이널이었다. 웨이드와 보쉬가 고군분투 했지만 르브론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댈러스는 덕 노비츠키의 신들린 활약에 힘입어 마이애미를 무너뜨리고 만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

 

이후 인터뷰에서 르브론은 자신을 비난하는 팬들에게 "너희들이 나를 비난하건 말건, 나는 잘 먹고 잘 살 것이다. 너희는 이제 현실 세계(Real World)로 돌아가 또 하루를 살아야 할 것이다." 라는 정신 나간 발언을 해버리고 만다. 프로 선수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성장하며, 또한 팬들로 인해 그들이 큰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르브론 정도 되는 선수가 팬들을 조롱하는 치명적인 발언을 해버린 것. 그나마 남아있던 팬들마저 르브론에게 등을 돌리게 되면서 르브론은 1년만에 엄청난 안티 팬을 거느린 선수가 되어버린다.


Chapter 03-1. 본격적으로 시작된 왕의 대관식

어수선한 분위기와 별개로 르브론은 오프 시즌동안 포스트업을 연마하며 개인적인 기량 발전에 힘을 쏟았고, 그렇게 시작한 마이애미에서의 두 번째 시즌. 웨이드가 르브론을 팀의 중심으로 인정하고, 막강한 공격력을 보유한 크리스 보쉬가 공격 옵션을 본격적으로 내려놓으면서 비로소 팀으로서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맞이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뉴욕 닉스를 1라운드에서 가볍게 제압하고, 2라운드에서 인디애나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크리스 보쉬가 부상 당하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당시 마이애미 Big 3가 차지하는 연봉 규모 때문에 수준급 빅맨을 수혈하기 힘들었던 마이애미에서 보쉬가 차지하는 전술적인 비중은 매우 컸는데, 그런 보쉬의 이탈은 뼈아픈 것이었다. 다행히 웨이드가 폭발하면서 인디애나를 제압하지만,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만난 상대는 관록의 보스턴 셀틱스. 기존 Big 3가 건재했고, 여기에 라존 론도까지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더욱 강해져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보스턴과의 대결. 예나 지금이나 득점력이 없는 론도였지만 이 시리즈에서 만큼은 이상하리만치 득점이 터졌고, 보쉬가 없는 마이애미의 골밑은 케빈 가넷의 놀이터였다. 파이널에서나 돌아올 줄 알았던 보쉬가 5차전에 맞춰 복귀했지만, 5차전마저 내주면서 1패만 더 허용하면 그대로 시리즈를 끝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그러나 이때부터 본격적인 르브론의 질주가 시작된다. 6차전에서 45득점을 퍼부으며 팀을 수렁에서 끌어내고, 7차전에서 31점을 터뜨리며 팀을 파이널로 인도한다.

 

등을 돌렸던 팬들마저 역사적인 퍼포먼스에 르브론을 다시 보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렇게 파이널 무대에서 만난 상대는 케빈 듀란트,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이 버틴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였다. 보스턴이 노장의 관록을 보여주었다면, 오클라호마는 젊은 패기였다.

 

그러나 보스턴 전을 기점으로 각성한 르브론 제임스에게 오클라호마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오클라호마의 에이스 케빈 듀란트의 활약에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4게임 연속 승리를 따내며 커리어 첫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정규시즌 MVP에 이어 파이널 MVP까지 수상하는 영광을 누린 르브론 제임스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게 된다. 여기에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획득하며 자신을 향한 비난을 대부분 잠재우게 된다.

 

그리고 시작한 마이애미에서의 세 번째 시즌은, 완전무결한 선수로 증명받는 시즌이 되어버린다. 야투 성공률은 55%를 상회했고, 커리어 내내 약점으로 지목되던 3점 슛 성공률은 40%를 기록한다. 심지어 수비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 올 해의 수비 선수로도 거론될 정도였다. 당초 드웨인 웨이드-크리스 보쉬와 뭉치면서 기록 부문은 어느정도 포기해야 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들의 존재감을 지워버리고 압도적인 리그의 지배자로 군림한다. 당연히 2년 연속 정규 시즌 MVP의 주인이 된다.

 

그리고 시작된 플레이오프에서 밀워키 벅스-시카고 불스를 차례대로 무너뜨리며 2년 연속 우승 대권 도전에 걸림돌이 없는듯 보였다. 그러나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만난 인디애나는 1년 전과 전혀 다른 팀이었다. '진격의 거인' 로이 히버트가 크리스 보쉬를 무참히 짓밟았고, 폴 조지가 르브론과 쇼다운을 펼치며 접전을 펼쳤다.

 

르브론 제임스 vs 폴 조지로 불린 인디애나와의 혈전은 7차전까지 이어지며 명승부를 펼쳤고, 산전수전 다 겪으며 플레이오프를 겪어왔던 르브론 제임스가 최종 승자가 된다. 당시 리그 넘버원으로 군림하던 르브론과 대등한 매치업을 벌인 폴 조지는 일약 스타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리고 파이널에서 만난 상대는 르브론의 첫 우승 도전을 무참하게 짓밟았던 샌안토니오 스퍼스. 여전히 팀의 중심은 팀 던컨이었고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 대니 그린 등 기존의 전력들이 건재했고 여기에 신예 카와이 레너드가 버티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샌안토니오와의 운명의 파이널은, 르브론에게 너무나도 가혹했다.

 

이미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이고 올라온 르브론에게 남아있는 체력은 거의 없었다. 승부는 6차전까지 이어지며 접전을 거듭했고, 르브론은 이때까지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벼랑 끝으로 몰렸던 르브론 제임스는 치명적인 실책까지 저지르며 또 다시 샌안토니오에게 무릎을 꿇는 듯 했지만, 레이 앨런의 극적인 3점 슛으로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가게 된다.

 

극적인 3점 슛을 성공시킨 레이 앨런.

그렉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은 파이널 내내 부진했던 르브론 제임스를 수비에서 내버려두는 과감한 전술로 마이애미를 상대했지만, 이 날 르브론이 슛 감각을 되찾으며 3점 슛 5방을 포함, 37득점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고, 최종 승자는 르브론의 마이애미였다. 르브론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끝에 파이널 MVP까지 2년 연속으로 수상하게 된다.

 

그리고 3년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질주를 시작한 2013-2014 시즌. 마이애미는 무난하게 상위권에 위치해있었고, 르브론은 샬럿과의 경기에서 개인 커리어 최다 득점인 61점을 기록하는 등 한층 더 발전된 기량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이 날 경기에서 르브론은 샬럿의 구단주 마이클 조던을 힐끗 한번 쳐다본 후 덩크를 성공시키며 위풍당당한 모습을 뽐냈다.

 

그렇게 시작된 플레이오프는 샬럿 밥캐츠-브루클린 네츠-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연달아 격파하며 파이널에 진출하게 되고, 다시 만난 상대는 매 시즌마다 마지막 불꽃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기사가 나왔던 샌안토니오였다. 르브론의 첫 우승을 가로막은 후 너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덕담을 건넸던 팀 던컨은 직전 시즌 르브론에게 우승을 내준 후 복수의 화신이 되어 돌아왔고, 파이널에서의 경험을 쌓은 카와이 레너드가 르브론을 전담 마크하며 그의 위력을 철저하게 반감시켰다.

 

결국 르브론의 체력 방전과 동료들의 부진 끝에 샌안토니오에 의해 3년 연속 우승이 좌절되며, 마이애미 왕조 건설에 실패하고 만다. 한편 팀 던컨은 르브론의 시대를 단 한 시즌만에 종식시켜버리며 노장의 한을 보여준다.


Chapter 04. 돌아온 탕아

 

"I'm Coming Home"

 

샌안토니오와의 파이널에서 자신과 달리 약해진 마이애미 Big 3의 한계를 절감한 르브론 제임스는 자유 계약이 된다. 그리고 영원히 돌아가지 못할 것만 같았던 클리블랜드로 복귀를 선언한다. 당시 클리블랜드의 구단주는 르브론을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 과거의 앙금을 모두 털어내는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줬지만 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르브론이 떠난 후 우승 도전은 커녕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허덕이고 있었다. 다행히도, 카이리 어빙을 중심으로 리빌딩을 마무리하고 있었고, 제 2의 르브론 제임스로 평가받던 앤드류 위긴스까지 지명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르브론 제임스까지 합류하게 된다면, 클리블랜드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도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2014년 8월 7일, 또 다시 리그를 놀라게 만드는 뉴스가 발표된다. 바로 미네소타에서 외로운 싸움을 해오던 케빈 러브와의 계약 소식이 전해진 것. 클리블랜드는 대형 신인 앤드류 위긴스를 미네소타에 보내고 케빈 러브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한다.

 

클리블랜드 'Big 3' 케빈 러브(좌)-카이리 어빙-르브론 제임스(우)

일각에선 기량이 떨어진 마이애미 Big 3를 버리고 클리블랜드에서 새로운 Big 3를 구축한 르브론을 두고 비아냥 거리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애초에 르브론이 클리블랜드에 돌아오지 않았다면 케빈 러브도 합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었다.

 

그렇게 시작된 르브론의 복귀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르브론이 떠난 후 클리블랜드의 1옵션을 수행하고 있던 '엉클 드류' 카이리 어빙과의 동선 문제가 있었던 것. 그러나 마이애미에서 그랬듯이 이내 1옵션 지위를 가져온 르브론은 건재한 기량을 과시하며 클리블랜드를 8년만에 파이널로 인도하게 된다.

 

그렇게 2014-2015 시즌에서 만난 파이널 상대는 앞으로 파이널에서 지긋지긋하게 만나게 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르브론을 제외한 나머지 Big 3인 카이리 어빙과 케빈 러브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르브론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 결국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탐슨, 안드레 이궈달라의 활약에 힘입은 골든스테이트가 르브론의 클리블랜드를 패퇴시키며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그리고 시작된 운명의 2015-2016 시즌, 르브론 제임스는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떠안으며 힘겨운 시즌을 시작했지만 2년 연속으로 팀을 파이널 무대로 이끈다. 다시 만난 상대는 73승 9패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정규 시즌 기록을 달성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하지만 지난 파이널과 달리 르브론에게는 어빙과 러브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2015-2016 파이널은 골든스테이트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2연패를 당하고 만다. 판타지스타로 성장한 스테판 커리를 르브론이 전담마크 하며 그의 위력을 반감시켰지만, 반대로 르브론도 체력 저하가 이어지며 경기력이 엉망이었다. 3차전에서 르브론의 신들린 활약으로 2:1로 추격을 시작하는 듯 했지만, 4차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면서 3:1로 벼랑 끝으로 몰리고 만다.

 

파이널 역사상 3:1로 몰렸던 팀이 우승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으며, 선수단 전원이 고른 기량을 선보이며 철저한 팀 농구를 펼치는 골든스테이트에게 약점은 없었다. 그래서 골든스테이트의 낙승을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르브론 제임스-카이리 어빙이 동시에 각각 41득점씩 폭발시키며 팀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낸다. 그리고 3쿼터 무렵에 클리블랜드의 슈터 J.R 스미스와 골든스테이트의 센터 앤드류 보거트가 충돌하며 보거트가 부상으로 아웃되고 만다. 보거트의 부상은 골든스테이트에게 악재로 작용하게 되는데, 유일하게 르브론을 제어할 정도의 림 보호 능력을 가진 빅맨이었기 때문이다.

 

이어진 6차전에서 앤드류 보거트가 없는 골든스테이트의 골밑은 르브론에게 더없는 먹잇감이었다. 르브론 특유의 돌파가 살아나면서 경기는 르브론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1쿼터부터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르브론과 클리블랜드였지만 골든스테이트의 저력은 대단했다. 야금야금 점수 차를 좁히며 따라붙기 시작한 것. 하지만 4쿼터 무렵 르브론 제임스는 스테판 커리의 슛을 뒤에서 날아들어 쳐내는 체이스다운 블락으로 저지하며 클러치 블락 슛을 기록한다. 이후 커리를 보며 날리는 썩소는 덤. 이후 스테판 커리가 6파울로 퇴장당하며 분위기는 완전히 클리블랜드로 향하게 된다.

 

르브론의 '시그니처' 체이스다운 블락.

그리고 시작된 7차전. 골든스테이트의 홈구장인 오라클 아레나에서 르브론 제임스는 27득점-11리바운드-11어시스트 트리플-더블을 달성하며 경기를 지배했고, 카이리 어빙이 스테판 커리를 앞에 두고 마이클 조던의 'The Shot'에 비견되는 역사적인 3점 슛을 터뜨리며 '클리블랜드 엔딩'을 만들어낸다.

 

'엉클 드류' 카이리 어빙 The Shot.

클리블랜드 스포츠 구단 역사상 최초의 우승을 선물한 르브론 제임스는 그간 마음 고생이 심했는지 우승 확정 이후 케빈 러브와 포옹하며 흐느꼈고, 한동안 코트에 엎드려 일어나지 못했다. 정규 시즌 내내 우승에 대한 압박에 시달려왔음을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리고 우승 갈증을 해소한 클리블랜드 주민들에게 르브론은 이렇게 외쳤다.

 

"Cleveland, This is for you!"

클리블랜드 역사상 첫 우승을 이룩한 르브론 제임스

Chapter 04-1. 골든스테이트와의 운명의 결전, 그리고 동부의 지배자가 되다.

클리블랜드에서 우승 압박에서 해방된 르브론 제임스는 2016-2017 시즌을 맞이하며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완쾌되었고, 개인적인 체중감량을 통해 더욱 몸 관리에 신경을 쓴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역사적인 시즌을 보낸 후 굴욕적인 패배로 마무리했던 골든스테이트가 케빈 듀란트를 영입하면서 비정상적인 로스터를 꾸리며 우승을 노린다.

 

그렇게 운명의 장난처럼 3시즌 연속으로 파이널 무대에서 만나게 된 르브론의 클리블랜드와 골든스테이트. NBA 역사상 같은 팀이 파이널에서 3년 연속으로 만난 것은 최초로 있는 일이었다. 기존 막강했던 골든스테이트의 전력에 케빈 듀란트라는 슈퍼 에이스가 합류하면서 르브론 제임스는 더욱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었다.

 

르브론은 파이널 시리즈 최초로 평균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는 경이로운 활약을 선보였지만, 르브론 만큼의 생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듀란트의 존재로 인해 결국 우승에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이 파이널은 80% 이상이 골든스테이트의 우승을 점쳤으며, 르브론 또한 패한다고 해도 조롱 받을 일은 거의 없었던 파이널이었다. 하지만 준우승 직후 르브론은 "나는 슈퍼팀에서 뛴 적이 없다"고 발언하며 팬들의 질타를 받는다.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카이리 어빙이 "르브론과 함께 하기 싫다"고 발언하며 보스턴으로 떠나버리고, 부상 중이던 아이재아 토마스가 팀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되지만 르브론의 재합류 이후 클리블랜드는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팀 조직력이 형편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그나마 쏠쏠한 득점을 올리며 르브론을 지원했던 J.R 스미스는 무득점의 슈팅가드로 돌변하며 르브론을 더욱 힘들게 하고 만다. 특히 대부분이 노장으로 이루어져있어 가면 갈수록 팀 에너지 레벨이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결국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젊은 선수들을 데려온 클리블랜드였지만, 조지 힐이나 래리 낸스 주니어가 르브론을 돕기엔 기량이 미치지 못했다. 르브론은 소위 말하는 클리블랜드 2기 시절 중 가장 약한 팀 전력을 데리고 홀로 고군분투하게 된다. 약해진 클리블랜드였지만 동부에선 클리블랜드를, 아니 르브론을 제어할 팀이 없었다.

 

NBA의 타노스, 르브론 제임스

4년 연속으로 파이널 무대에 올라선 르브론은 '판타스틱 4'가 건재한 골든스테이트와 4년 연속으로 매치업을 이루게 된다. 이때 당시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악역 보스였던 타노스를 패러디하며 '릅노스'라 불리며 르브론 제임스 vs 골든스테이트 구도가 형성되며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떠들썩하게 시작된 파이널, 1차전에서 51득점을 기록하며 타노스와 같은 압도적인 '무력'을 선보이지만, J.R 스미스가 베테랑답지 않은, 역사적인 역주행 사건을 일으킨다. 107-107 동점 상황에서 3초를 남겨두고 공격 리바운드를 J.R 스미스가 극적으로 잡아내지만, 시계와 득점 상황을 확인하지 않았던 J.R 스미스는 그대로 3점 라인 밖으로 빠져나오는 촌극을 연출한다. 이후 이어진 연장전에서 패배를 당하고 만다.

 

다전제 특성상 1차전에 따라 분위기가 좌우되는데, 스미스의 만행으로 인해 클리블랜드 선수단의 사기는 바닥을 치고 말았다. 여기에 르브론 제임스는 드레이먼드 그린에게 눈을 찔리며 부상을 당했고, 1차전 경기 종료 직후 라커룸에서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고 캐비넷을 세게 치며 손목 부상까지 당하고 만다.

 

이로 인해 1차전과 같은 지배력을 보이지 못하며 결국 또 골든스테이트에게 우승을 넘겨주고 만다.


Chapter 05. 클리블랜드와 작별, 레이커스로 향하다.

클리블랜드와 연장 계약을 선택하지 않은 르브론은 홀가분하게 LA 레이커스로 다음 행선지를 결정한다. 이유는 자녀들의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함이라고 했지만, 또 다른 슈퍼 팀을 만들기 위해 레이커스로 향한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르브론의 합류에도 레이커스는 팀 전력 보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르브론도 인터뷰로 '이번 시즌은 준비 시즌' 이라고 할 정도로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무려 8년동안 파이널에 오른 르브론의 합류로 LA 레이커스는 오랜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하는 희망을 품었다. 그렇게 시작된 서부 컨퍼런스에서의 첫 시즌. 시즌 초반엔 역시 르브론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정신나간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심지어 팀 내 새파란 신예인 카일 쿠즈마가 경기 중 르브론을 수비하라고 뒤에서 밀어버리는 모습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사타구니 부상 이후 떨어진 경기력에 이제 르브론도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결국 거듭된 부진 끝에 르브론 개인적으로는 14년만에 플레이오프 무대 진출에 실패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된다.

 

팀 내적으로는 시즌 중 트레이드 설이 돌면서 팀 내 유망주였던 론조 볼-조쉬 하트-브랜든 잉그램-카일 쿠즈마 모두 앤서니 데이비스와의 트레이드에 엮인 것이 드러나면서 팀 전체적인 분위기가 와해되고 선수단 사기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는 난장판이 되버리고 만다. 이로 인해 당시 레이커스의 사장이었던 매직 존슨이 사임하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그리고 2019-2020 시즌을 앞두고 레이커스는 로스터를 완전히 뒤엎는 결단을 내린다. 그리고 염원하던 앤서니 데이비스를 트레이드로 데려오게 된다. 그리고 대니 그린, 에이브리 브래들리, 드와이트 하워드 등을 로스터에 추가하며 대권 도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앤서니 데이비스는 인터뷰에서 '우승 아니면 실패'라고 말하며 현재 진행 중인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는 우승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밝혔다.


Outro. 레이커스의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그리고 지난 2020년 1월 26일, LA 레이커스와 르브론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LA 레이커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것. LA 레이커스는 물론, NBA 전체가 큰 충격에 빠진다.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코비 브라이언트의 통산 득점을 넘어서며 축하 받았던 르브론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 어느정도 웃음을 되찾으며 슬픔에서 다소 벗어난 모습을 보인 르브론 제임스가 올 시즌 우승을 거두며 코비 브라이언트의 영전에 바칠 수 있을지도 관심받고 있다.

 

르브론은 걸어온 커리어 자체가 개인적인 선수와의 라이벌리가 아닌 팀과의 라이벌리였다. 커리어 초기에는 보스턴 셀틱스, 마이애미 시절에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리고 클리블랜드 2기 시절에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까지. 르브론을 상대했던 것은 선수가 아니라 팀이었다.

 

언행에 있어 실망스런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나, 그가 보여주는 경이적인 퍼포먼스는 지금 르브론의 시대를 살아가는 농구 팬들에게 더없이 즐거운 일인 것도 사실이다. 커리어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더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이로서 길고 긴 르브론 제임스의 일대기를 마친다.